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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칼럼] 평화의 정치학(17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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작성자 운영자
댓글 0건 조회 1,057회 작성일 18-04-30 09:5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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평화의 정치경제학

 

박하순(민주노총 정책연구원)

 

남북정상회담이 며칠 뒤로 다가왔다. 별다른 변고가 없다면 5월말-6월초에는 북미정상회담도 열릴 예정이다. 한반도에 평화의 봄바람이 불고 있다. 벌써부터 1953년 정전 이후 65년 만에 종전선언과 평화협정을 체결할 것이라는 이야기가 흘러나오고 있다. “종전은 평양 관광을 할 수 있다는 것이라는 해설이 나오고 있다. 당연히 개성공단과 금강산관광 재개 얘기도 나오고 있다. 누구는 개마고원을 가보고 싶다고, 누구는 부산에서 출발해 시베리아횡단열차를 타고 모스크바에 가고 싶다고, 누구는 남북철도를 이용해 모스크바 월드컵 응원을 가고 싶다고 기대를 나타내고 있다. 다 좋은 일이다. 내가 보기엔 무엇보다 좋은 일은 남북간 그리고 북미간에 긴장이 완화되고 전쟁 위협이 없어지는 것, 그리고 군비를 대폭 축소시켜 이를 사회복지 비용 등으로 돌릴 수 있어서 한반도(남과 북 공히) 삶의 질을 대폭 높일 수 있다는 것이라고 본다.

 

스톡홀름 국제평화연구소(SIPRI)에 따르면 2016년 우리나라 국방예산은 약 368억불로 국내총생산 대비 2.7%(징병제라서 병사들의 인건비가 제대로 주어지지 않고 있는데 다른 나라처럼 제대로 쳐서 이를 국방비에 포함시킨다면 국방예산은 3%가 넘을 것으로 보인다). 미국은 3.3%, 중국은 1.9%, 프랑스 2.3%, 독일 1.2%, 일본 1.0%란다. 세계의 경찰을 자임하는 미국을 제외하면 한국의 국방비는 국내총생산에서 차지하는 비중이 다른 나라에 비해 1-2% 포인트 정도가 크다. 배수로는 1.5배 내지 3배가 된다. 국방예산은 올해 약 43, 정부 총 예산 429조의 약 10%에 해당한다. 국방저널에 따르면, 세부예산 요구액은 북한의 핵·미사일 위협에 대한 대응능력의 조기전력화 추진 등을 위한 방위력개선비(전년 대비 11.6% 증가)136,076, 전면전 대비 자주방위 능력 강화를 위한 예산으로 66,413(특히 첨단무기 국내개발 확대와 방위산업 활성화를 위한 국방 연구개발(R&D) 사업 예산은 3733) 등이다. 이 예산 중 반만 사회복지로 돌려도 상당할 것이다.

 

그런데 이런 군비의 사회복지로의 전환은 아무 비용 없이 치러질 수 있는 것은 아니다. 예를 들어 일반병사의 숫자를 줄여야 할 텐데 군복무가 줄어드는 것은 누구나 좋아할 일인데 이들을 학교나 직장이 새롭게 품어야 하는 과제가 등장한다. 현재도 청년실업이 심각한데 아무 대책 없다면 청년실업은 더 심각해 질 것이다. 그리고 군수산업 비중을 줄이고 민수부문을 늘리는 것은 사회적으로 더할 나위 없이 좋은 일인데 그간 군수품을 생산하고 있던 기업들의 구조조정을 의미한다. 이제껏 군수부문에서 일하고 있던 노동자들의 전직 문제가 뒤따른다는 말이다.

 

이런 전환이 매끄럽게 진행되지 않는다면 남북관계 개선이 자칫 사회불안 요인이 될 수도 있어 보인다. 이런 전환은 상당한 시간에 걸쳐 진행되어야 할 텐데 이 기간에 등장할 정부의 성격에 따라서는 이 모든 것을 시장에 맡겨 버리는 정부도 있을 수도 있고 재정 혹은 법제도 개편을 통해 크고 작은 개입을 하는 정부도 있을 수 있을 것이다. 그리고 이런 대책의 유무 혹은 개입의 크고 작음에 따라서는 그 대책이나 개입의 효과가 사회계층 모두에게 골고루 미치지 않을 가능성도 있을 것이다. 예를 들어 이런 전환을 전부 시장에 맡겨 버린다면 노동자의 임금은 하락하고 실업자는 많아질 것이다. 반면 노동시간 단축(법정근로시간을 35시간으로 단축하거나 실노동시간을 별다른 사정이 없는 한 40시간으로 제한하는 것을 진지하게 검토해 볼 수 있을 것이다)을 통한 일자리나누기 등을 시도한다면 전환이 보다 매끄러울 것이고 사회적 형평을 제고시킬 수 있을 것이다. 다만 치밀한 계획이 사전에 있어야 할 것이다.

 

요는 남북관계 개선과 북미관계 개선이 가져올 평화의 모습은 우리가 하기에 따라서는 그 내용이 많이 달라질 것이라는 점이다. 우선은 남북정상회담과 북미정상회담이 성공적으로 진행될 수 있도록, 그리고 그 이후의 평화가 사회적 진보의 내용을 담아낼 수 있도록 하기 위해서는 노동자 민중적 입장에서의 적극적인 개입이 필요해 보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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