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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칼럼] 노동자가 알아야할 경제이야기 - 증세와 감세의 정치경제학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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댓글 0건 조회 1,227회 작성일 17-08-31 13:2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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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칼럼] 노동자가 알아야할 경제이야기 - 증세와 감세의 정치경제학


박하순 | 민주노총 정책연구원



항공관제사의 파업 파괴 등 노동자의 권리를 대폭 억압한 미국 레이건 대통령은 감세를 통해서도 부자와 자본에 막대한 이득을 안겨줬다. 레이건은 70%이던 연방소득세 최고구간 한계세율을 28%까지 내렸다. 감세를 해서 경제를 활성화하면 세율은 내려도 세금은 더 걷히게 된다는 경제학 이론을 내세웠다.



반대로 세율을 급격하게 올린 시기도 있다. 1929년 연방소득세 최고구간 한계세율은 25%였는데 1932년에 63%가 되었고, 대공황 와중에 집권한 루스벨트 대통령은 이를 79%로, 집권말기에는 94%까지 올렸다. 대공황 극복을 위한 정부지출과 2차 대전 비용 조달 때문이었다. 심지어 루즈벨트는 1942년에 최고구간 세율 100% 법안을 준비하기도 했다. 비록 입법화에 이르지는 못했지만. “심각한 국가적 위험”의 시기에 “어떤 시민도 세후 연 25,000달러 이상의 소득을 얻어서는 안 된다”고 했단다. 당시 25,000달러는 오늘날로 쳐서 약 3억이 조금 넘는 수준이다. 루스벨트가 이런 시도를 한 것은 소련 사회주의 건설과 대공황이라는 체제 위기 속에서 노동자운동의 활성화(화물노동자들의 대대적인 조직화 등을 통한 미국의 산별노조 건설)와 전쟁의 효과라는 게 일반적인 평가다. 이런 높은 세율은 앞서 이야기한대로 신자유주의 정책을 시작한 레이건 때를 거치면서 대폭 떨어졌고, 클린턴과 아들 부시, 오바마 대통령을 거치며 소규모 등락을 보였다. 과거에 비하면 매우 미미한 변화로, 크게 보면 신자유주의를 벗어나지 못하고 있다고 해야겠다. 사회주의의 붕괴 및 노동자운동 약화의 효과라 하지 않을 수 없다.



문재인 정부가 세법개정안을 발표했다. 이 안에 따르면 법인세와 소득세의 최고구간 한계세율이 인상된다. 또, 대기업 공제 감면 축소, 상속·증여세 신고 세액 공제 축소, 대주주 주식 양도 차익에 대한 세율 인상 등이 포함되어 전체적으로 부자 증세의 성격을 가지고 있다. 그러나 전문가들에 따르면 이번 세법개정안으로 인한 세입 증대 효과는 연간 5.5조 원으로, 선거운동 때에 비해 일정하게 후퇴한 복지 공약의 이행을 위해서 필요한 연간 35.6조원의 15%에 불과하다. 이렇게만 보면 박근혜의 ‘증세 없는 복지’와 크게 다르지 않아 보인다. 정부는 물론 세출 구조조정과 세수 자연증가분으로 충분히 복지공약 이행이 가능하다고 한다. 그런데 세출 구조조정이 말처럼 그렇게 쉬울까? 그리고 임기 중에 경제위기라도 도래한다면 세수 자연증가분은 예상과 큰 차이가 나지 않을까?



결국 문재인 정부의 복지공약 및 증세 시도는 전임 정권들과 약간의 차이를 보이고 있는 것은 사실이지만, 그 차이는 말 그대로 ‘약간’에 불과하고 많은 불확실성을 내포하고 있다. 그래서 본격적인 복지사회와 이를 위한 과감한 증세는 작년 말 올해 초의 촛불시위에 이어 지속적인 노동자 민중들의 투쟁을 요구하고 있는지도 모르겠다. 루스벨트 시기처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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